누가복음 1장 47절-55절, 비천함을 기쁨으로 바꾸시는 하나님
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105장, 오랫동안 기다리던
- 새 찬송가 412장,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 데
서론: 기쁨을 잃어버린 시대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대림절 세 번째 주일입니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오늘을 '기쁨의 주일(Gaudete Sunday)'로 지킵니다. 제단 위의 분홍색 초가 바로 그 기쁨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요즘 정말 기쁘십니까?
현대인들의 마음을 지배하는 감정 중 하나는 '상대적 박탈감'입니다. SNS를 보면 나만 빼고 다 행복한 것 같습니다. 남들은 주식이 오르고, 좋은 차를 타고, 근사한 곳에서 식사를 합니다. 그 화려함 앞에서 내 인생은 초라해 보이고 비천해 보입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더 가져야, 더 높아져야 기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론
하지만 오늘 본문의 마리아를 보십시오. 그녀는 10대 소녀였고, 가난한 시골 마을 나사렛 출신이었으며, 결혼도 하기 전에 임신을 하여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객관적으로 기뻐할 조건이 하나도 없습니다. 두려움에 떨어야 마땅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지금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쁨의 노래, '마니피캇'을 부르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 기쁨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1. 기쁨은 하나님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있습니다.
마리아의 기쁨은 환경에서 오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고백을 들어보십시오.
- 누가복음 1:47-48,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보라 이제 후로는 만세에 나를 복이 있다 일컬으리로다
여기서 '비천함'은 단순히 가난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보잘것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세상은 높고 화려한 곳을 주목합니다. 권력 있는 자, 부유한 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춥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카메라는 달랐습니다. 하나님은 로마의 황제 아구스도가 아니라, 예루살렘의 헤롯 왕이 아니라, 갈릴리 시골의 비천한 소녀에게 줌인(Zoom-in) 하셨습니다.
"돌보셨음이라"(ἐπιβλέπω, 에피블레포)는 말은 하나님께서 눈을 떼지 않고 주목하여 보셨다는 뜻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것이 복음입니다. 세상은 여러분의 스펙과 지위를 봅니다. 그것이 부족하면 투명 인간 취급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여러분의 비천함을 주목하십니다. 여러분의 남모를 눈물, 억울함, 외로움을 다 보고 계십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님(Nothing)'을 인정하는 그 비천함의 자리에, 하나님의 '모든 것(Everything)' 되시는 은혜가 임합니다. 마리아가 기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이 높아져서가 아니라,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 가장 낮은 자신을 바라보고 계심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2. 기쁨은 하나님의 거룩한 역전(Reversal)을 믿는 것입니다.
마리아의 찬양은 개인적인 감사를 넘어,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방식에 대한 선포로 확장됩니다. 51절부터 53절을 보십시오. 놀라운 동사들이 등장합니다. "흩으셨고, 내리치셨으며, 비셨고, 배불리셨으며, 보내셨도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흩으십니다. 권세 있는 자를 그 자리에서 내리치십니다. 반대로 비천한 자를 높이시고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십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역전'입니다. 세상은 "힘이 곧 정의"라고 말합니다. "돈이 곧 행복"이라고 속삭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오심으로 이 가치관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 가장 높으신 왕이 가장 낮은 구유에 오셨습니다.
- 가장 부요하신 분이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 그리고 십자가라는 가장 수치스러운 자리에서 인류 구원이라는 가장 영광스러운 승리를 이루셨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바닥으로 떨어진 것 같습니까? 실패한 것 같습니까? 낙심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비천한 자를 들어 쓰셔서 교만한 세상을 부끄럽게 하시는 분입니다. 여러분의 지금 상황이 끝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판을 뒤집으시는 분입니다. 이 역전의 하나님을 신뢰할 때, 우리 안에 세상이 빼앗을 수 없는 담대한 기쁨이 솟아납니다.
3. 기쁨은 하나님의 신실한 약속 위에 있습니다.
마리아의 찬양은 하나님의 '기억하심'으로 마칩니다.
- 누가복음 1:54-55, 그 종 이스라엘을 도우사 긍휼히 여기시고 기억하시되 우리 조상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이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영원히 하시리로다 하니라
마리아는 지금 자신의 임신을 아브라함 때부터 수천 년간 이어온 약속의 성취로 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잊지 않으셨습니다. 침묵하시는 것 같고, 더디신 것 같아도 하나님은 단 한 번도 당신의 언약을 잊으신 적이 없습니다.
우리의 기쁨이 흔들리는 이유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감정을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참된 기쁨은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 그분의 신실하심(Faithfulness)에 닻을 내릴 때 가능합니다. 하나님은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이루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4. 눈물의 기도를 기쁨의 찬가로 바꾸신 하나님
구약성경 속의 한나는 당시 사회에서 가장 '비천한' 위치에 있던 여인이었습니다.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하나님께 저주받은 자'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고, 남편의 또 다른 아내인 브닌나에게 멸시와 조롱을 당했습니다. 그녀는 성전 구석에서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흐느꼈으며, 제사장 엘리조차 그녀를 술 취한 여자로 오해할 만큼 그녀의 상황은 처참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그녀를 '실패한 인생'으로 규정할 때, 하나님은 그녀의 비천함을 '주목'하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은 그녀의 깊은 원통함을 기억하셨고, 태의 문을 여사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사사이자 선지자인 '사무엘'을 주셨습니다. 가장 슬픈 여인이 시대를 깨우는 어머니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나는 이렇게 하나님의 은혜를 찬송하고 있습니다.
- 사무엘상 2:8, 가난한 자를 진토에서 일으키시며 빈궁한 자를 거름더미에서 올리사 귀족들과 함께 앉게 하시며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게 하시는도다 땅의 기둥들은 여호와의 것이라 여호와께서 세계를 그것들 위에 세우셨도다
한나의 이 드라마틱한 인생 역전은 하나님께서 그녀를 기억하셨기 때문에 누리는 은혜였습니다. 하나님은 낮은 곳에 있는 자를 들어 교만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마리아가 경험한 그 기쁨, 우리가 대림절에 회복해야 할 기쁨이 바로 이 '한나의 하나님'께 있습니다.
5. SNS와 '카페인' 우울증
- 우리는 타인의 하이라이트와 나의 비하인드를 비교하며 불행해합니다.
한국 사회에 퍼진 신조어 중 '카페인 우울증'이 있습니다. 커피가 아니라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앞 글자를 딴 말입니다. 타인의 화려한 일상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현상입니다.
지난 2023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SNS 이용 시간이 길수록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 성향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2030 세대의 40% 이상이 "SNS를 보며 타인의 삶과 나를 비교하여 박탈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가 스마트폰을 켜면 무엇이 보입니까? 누군가의 '오마카세' 저녁 식사, 명품 가방, 해외여행 사진입니다. 그것을 보고 내 식탁을 보면 초라해 보입니다. 마리아는 스마트폰도 없었고, 자랑할 만한 '스펙'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세상의 '좋아요' 수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목하심' 때문에 기뻐했습니다. 우리의 시선을 액정 화면에서 거두어 하나님의 시선으로 옮겨야 합니다.
결론 및 적용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대림절은 이 기쁨을 회복하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비천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삶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뻐할 수 있습니다.
- 나의 비천함을 인정하고 주님 앞에 납작 엎드립시다. 그때 주님의 시선이 우리에게 머뭅니다.
- 세상의 힘을 부러워하지 말고, 역전시키시는 하나님을 기대합시다.
- 신실하신 약속을 붙잡읍시다.
오늘, 마리아처럼 여러분의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기를 바랍니다.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합니다!" 이 고백이 이번 한 주간 여러분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비천한 자를 들어 높이시는 하나님, 세상의 화려함 속에서 길을 잃고 초라해진 저희 마음을 주님께 드립니다. 우리의 낮음을 보시고 찾아오신 주님의 긍휼에 감사드립니다.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오직 주의 약속만을 신뢰하게 하옵소서. 대림절의 기간,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기쁨으로 우리 영혼을 가득 채워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낮은 자를 돌보시는 주님의 긍휼을 깊이 체험하게 하소서.
- 비교 의식을 버리고 주님이 주시는 기쁨으로 충만하게 하소서.
- 우리 가정이 말씀을 믿고 순종하는 믿음의 명문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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