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공감의 시작 – 무거운 어깨를 내어놓으며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한 주간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요즘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지쳤다’는 말을 참 많이 듣게 됩니다. 어떤 분은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두렵다고 하시고, 또 어떤 분은 열심히 산 것 같은데 마음은 텅 빈 것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번아웃(Burnout)’ 혹은 ‘정서적 소진’이라고 부릅니다. 다 타버린 성냥갑처럼, 우리 안에 더 이상 태울 열정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를 말하지요.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이스라엘 백성들도 어쩌면 우리와 비슷한 마음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려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수천 마리의 양을 드려야 할까? 아니면 강물 같은 기름을 바쳐야 할까?”(7절). 그들은 정답을 찾으려 애쓰고 있었지만, 정작 그들의 영혼은 메말라가고 있었습니다.
본론
오늘 우리는 그 무거운 질문 앞에서, 우리를 다그치지 않으시고 조용히 손을 내미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보려 합니다. "정말 내가 너희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니?"라고 물으시는 그분의 따뜻한 음성 말입니다.
1. 우리가 잊고 있었던 하나님의 ‘기억’
먼저 본문 3절에서 하나님은 마치 서운한 감정을 토로하는 연인처럼 말씀하십니다.
- 미가 6:3, 이르시기를 내 백성아 내가 무엇을 네게 행하였으며 무슨 일로 너를 괴롭게 하였느냐 너는 내게 증언하라
하나님은 우리를 힘들게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4절과 5절에서 하나님은 당신이 행하신 ‘공의로운 일’을 기억하라고 하십니다.
그 기억은 무엇입니까? 종 되었던 집에서 건져주신 기억, 광야 길에서 발이 부르트지 않게 돌보신 기억입니다. 우리가 번아웃에 빠지는 이유는 ‘내가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아두면서, ‘하나님이 나를 위해 이미 하신 일’은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오늘 여러분에게 더 많은 성취를 요구하시는 분이 아니라, 그분이 여러분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그 ‘기억의 품’ 안에서 잠시 쉬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공의는 우리를 심판하는 잣대가 아니라, 끝까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신실한 책임감입니다. 오늘 그 사랑 안에서 먼저 숨을 고르셨으면 좋겠습니다.
2. ‘종교적 열심’보다 ‘관계적 동행’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점수를 따기 위해 ‘천천의 숫양’과 ‘만만의 강물 같은 기름’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아니다.”
성 어거스틴은 이런 아름다운 말을 남겼습니다.
“사람이 하나님과 동행하려면 그분과 같은 방향으로 걸어야 한다.”
우리는 자꾸만 앞서가려 합니다. 하나님을 위해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해드려야 할 것 같은 강박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신앙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하나님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바로 안식의 시작입니다. 번아웃에서 벗어나는 진정한 회복탄력성은 내가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손을 잡고 계신 분이 누구인지를 깨닫고 그분의 보폭에 내 발걸음을 맞추는 데서 옵니다. 그분은 결코 우리를 앞질러 달려가지 않으시고, 우리의 느린 걸음에 맞춰 함께 걸으시는 분임을 신뢰 하십시오.
3. 일상에서 누리는 세 가지 작은 승리
그렇다면 하나님이 구하시는 구체적인 삶은 무엇일까요? 8절은 너무나 명료하게 세 가지를 제시합니다. 함께 읽겠습니다.
- 미가 6:8,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여기서 ‘정의’는 거창한 사회 혁명이 아닙니다.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정직함입니다. ‘인자(헤세드)’를 사랑하는 것은 나 자신과 이웃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겸손히 동행하는 것’은 내 삶의 주권을 하나님께 맡기고 오늘 하루를 선물로 받는 태도입니다. 이 세 가지는 우리를 소진시키는 무거운 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영혼에 근육을 붙여주는 영적인 양식입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 나 자신의 약함을 비난하지 않고 보듬어주는 것, 그리고 오늘 주어진 24시간을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맡겨드리는 것. 이 작은 승리들이 모여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것입니다.
적용: 작지만 확실한 순종 – ‘딱 한 가지만 해봅시다’
목사님과 성도 여러분, 이번 한 주간 우리가 실천해 볼 아주 작은 과제를 제안합니다. 이름하여 ‘5분의 겸손한 산책’입니다.
하루 중 딱 5분만 시간을 내어보십시오. 휴대전화도 내려놓고, 해야 할 일 목록도 잊어버린 채, 조용히 눈을 감거나 창밖을 보며 이렇게 고백해 보는 것입니다. “하나님, 지금 저는 하나님과 같은 방향으로 걷고 싶습니다. 오늘 제게 주신 이 생명에 감사합니다.”
대단한 기도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그 5분의 멈춤이 우리 안에 무너진 회복탄력성을 재건하는 첫 벽돌이 될 것입니다. 나를 다그치던 마음을 멈추고, 하나님의 친절한 손길을 느끼는 시간을 딱 한 번만 가져봅시다.
결론: 소망의 선포 – 예수님의 멍에 아래서 누리는 참된 안식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미가 선지자를 통해 "무엇을 더 바쳐야 할까" 고민하던 마음을 내려놓고, 그저 "주님과 함께 걷는 기쁨"을 회복하자는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이 구약성경의 요청이 우리 삶에 실제적인 소망이 되는 이유는, 바로 우리 곁에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복음서에서 우리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마태복음 11:28-30,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멍에'는 두 마리의 소가 함께 메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내 멍에를 메라"고 하신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짐을 지우시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제는 너 혼자 애쓰지 말고, 내 곁에서 나와 보조를 맞춰 함께 걷자"는 사랑의 초대입니다.
우리가 힘겨워할 때 예수님은 우리를 대신해 짐을 끌어주시고, 우리가 너무 서두르려 하면 조용히 발걸음을 늦춰주십니다. 앞서 나눈 성 어거스틴의 고백처럼, 우리가 예수님과 같은 방향으로 걷기 시작할 때, 그분의 '인자함'과 '친절'은 자연스럽게 우리 삶에 스며들게 됩니다.
성도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하나님은 여러분을 홀로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여러분의 이번 한 주간은 결코 외롭거나 무력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을 이기신 주님께서 여러분의 손을 꼭 잡고 "괜찮다, 나와 함께 걷자"고 격려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신실합니다. 여러분이 걷는 그 걸음마다 주님의 밝은 빛이 비칠 것이며, 그분의 평안이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든든히 지켜주실 것입니다. 복음의 밝은 면을 바라보며, 주님과 함께 가뿐하게 한 걸음을 내딛는 복된 한 주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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