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공감의 시작 – 분주함 속의 쉼표 하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눈부신 5월의 햇살이 우리 곁을 찾아왔습니다. 온 세상이 초록으로 물드는 이 계절, 우리는 ‘어린이 주일’이자 ‘부활절 다섯째 주일’을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솔직히 우리의 마음은 어떠신가요? 가정의 달이라는 이름 아래 챙겨야 할 곳도 많고, 해야 할 일도 참 많으시지요? 부모로서, 자녀로서, 혹은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늘 ‘무엇인가를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우리의 영혼은 번아웃(Burn-out) 상태에 빠지거나, 깊은 무력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마치 숨 가쁘게 달려왔는데, 정작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잊어버린 아이처럼 말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과 함께 서두르지 않고,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그 따뜻한 음성에 귀를 기울여보려 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더 잘하기’ 이전에, 우리가 ‘누구인지’를 다시 확인하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본론
1대지: 하나님의 마음 발견 – 신령한 젖을 사모하는 아이처럼
오늘 본문 2절은 우리에게 이렇게 권면합니다.
- 베드로전서 2:2, 갓난 아기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이는 그로 말미암아 너희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
여러분, 배고픈 갓난아이가 엄마의 품을 파고들며 젖을 찾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거기에는 어떤 가식도, 계산도 없습니다. 오직 생존을 위한 갈망과 엄마에 대한 전적인 신뢰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마음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신앙생활을 '성숙한 어른'이 되어 무거운 짐을 지는 것으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보시는 첫 번째 시선은 '사랑스러운 나의 아이'입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무엇을 해드려서 사랑받는 것이 아니듯, 우리 역시 하나님의 사랑을 증명해낼 필요가 없습니다.
지친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내가 다 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품에서 안식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여러분이 완벽하기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님을 사모하며 그분 곁에 머물기를 원하십니다. 오늘 이 아침, 하나님의 품 안에서 마음껏 영적인 영양분을 공급받으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여러분을 있는 모습 그대로 용납하시고 위로하시는 따뜻한 아버지이십니다.
2대지: 복음 안에서의 새로운 관점 – 버려진 돌에서 보배로운 산 돌로
본문 4절부터 7절까지는 아주 흥미로운 비유가 나옵니다. 바로 '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5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 베드로전서 2:5, 너희도 산 돌 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릴 거룩한 제사장이 될지니라
세상은 예수님을 '사람에게 버린 바 된 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쓸모없고 가치 없는 존재로 여겨 십자가에 못 박았지요. 그러나 하나님은 그 돌을 '택하심을 입은 보배로운 산 돌'로 삼으셨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우리는 때로 '버려진 돌'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내 능력이 이것뿐인가?", "남들에 비해 나는 너무 뒤처진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합니다. 특히 자녀를 키우다 보면, 내 아이가 세상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나기도 하지요.
하지만 여러분, 빅터 프랭클은 그의 저서에서 "인간의 의미는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성경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의 의미가 '창조주 하나님'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선포합니다. 세상이 버린 돌을 하나님은 가장 요긴한 모퉁잇돌로 쓰십니다.
우리는 이제 '산 돌'이신 예수님께 붙어있는 '산 돌'들입니다. 우리 인생의 가치는 연봉이나 성적, 사회적 지위로 매겨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보배롭다' 하셨기에 우리는 보배로운 존재입니다. 이 새로운 관점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는 타인과 비교하는 지옥에서 벗어나 나만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꽃피울 수 있습니다.
3대지: 일상에서 누리는 작은 승리 – 왕 같은 제사장의 품껵
마지막으로 9절을 함께 봅시다.
- 베드로전서 2:9,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이것이 바로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우리가 이 거룩한 부르심을 일상에서 어떻게 증명하며 살 수 있을까요? 거창한 사역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 바로 우리 가정에서부터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어린이 주일을 맞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문장이 있습니다. 자녀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최고의 축복이다. 이 사실을 진심으로 믿는다면, 우리의 양육 태도가 달라질 것입니다. 제사장은 중재하는 사람입니다. 부모인 우리가 먼저 하나님 앞에 거룩한 제사장으로 서서,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복을 흘려보내는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일상의 작은 승리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눈을 한 번 더 따뜻하게 맞추어 주는 것, 실수를 저지른 자녀에게 "괜찮아, 다시 하면 돼"라고 말해주는 여유, 그리고 나의 부족함까지도 하나님께 맡기며 평안을 누리는 삶의 태도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길 때, 세상은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빛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적용: 작지만 확실한 순종 – '딱 한 가지만 해봅시다'
성도 여러분, 이번 한 주간 우리가 실천할 '작은 한 걸음'을 제안합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 "하루에 한 번, 사랑하는 사람(자녀, 배우자 혹은 나 자신)의 손을 잡고 축복의 한 문장을 들려주십시오."
어린 자녀가 있다면 "너는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보내주신 최고의 축복이란다"라고 말해주세요. 장성한 자녀나 배우자에게는 "네가 내 곁에 있어서 정말 고마워"라고 속삭여주세요. 혼자 계신 분이라면 거울 속의 자신을 향해 "하나님이 너를 보배롭다 하신다"라고 축복하십시오. 이 작은 고백이 우리 영혼의 근육을 키우고, 하나님의 거룩한 부르심을 완성해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결론: 소망의 선포
말씀을 맺겠습니다. 복음서를 보면 제자들이 어린아이들이 예수님께 오는 것을 꾸짖으며 막아설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노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마가복음 10:14).
예수님은 아이들을 품에 안으시고 그들 위에 안수하며 축복하셨습니다. 주님은 오늘 우리도 그렇게 안아주고 싶어 하십니다. "애썼다, 수고했다, 너는 나의 귀한 보배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더 이상 어둠 속에 방황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를 기이한 빛으로 불러내신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입니다. 부활의 소망이 우리 안에 있기에, 우리는 내일의 염려를 내려놓고 오늘을 기쁘게 살아낼 수 있습니다.
이번 한 주간, 거룩한 부르심을 받은 자답게, 하나님의 축복을 마음껏 누리고 나누는 여러분의 삶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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